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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건강칼럼5_엄마, 전 지금 죽고 싶다구요!

작성자 관리자 등록일 2016.01.11 조회수 2,655

정신건강칼럼5. 



엄마, 전 지금 죽고 싶다구요!

 

 

지금 대구 폭력피해 학생의 자살 사건으로 세상이 시끄럽다. 왜 이런 일들이 계속 일어날까?

      

우리나라의 자살 문제는 1980년대 이후 계속 증가하여, 10대 사망원인 중 4위를 차지하고 있다. 2009년 한 해 동안만도 약 15500명이 자살로 사망하였으며, 30분 당 1명씩 자살로 인해 죽음을 맞이하고 있다. 이는 OECD 국가들 중 가장 높은 자살률을 보이고 있다. 자살률은 연령이 증가할수록 높아지지만, 자살 시도률은 청소년기에 가장 높다. 전체 청소년 사망의 1/4이 자살로 목숨을 잃는다.

      

자살을 시도하거나 자살로 목숨을 잃는 사람의 심리적인 상태나 목적을 알아보는 것이 중요하다. 정신의학적으로 첫째, 견딜 수 없는 고통이나 힘든 스트레스에 직면하여, 고통이나 스트레스를 벗어나고자 자살을 선택한다. 둘째 너무 힘들고 복잡한 문제가 있을 때, 나만 죽으면 모든 것이 해결될 것이라고 판단하는 경우이다. 세 번째는 극도의 적개심이나 분노, 복수심으로 분노의 화살을 자신에게 돌려서 자신을 죽음으로 몰고 가는 경우이다. ‘내가 죽고 너도 고통을 받아보라는 보복 심리가 내재되어 있다. 네 번째는 큰 실패 등을 직면했을 때, 그러한 자신을 용납하지 못하고, 수치심이나 분노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그 책임을 자신이 지고 못난 자기를 응징하려는 자기애적 상처에 따른 자살이 있다. 다섯 번째로는 심신이 지치거나 상실에 대한 고통으로 부모나 배우자, 연인을 따라 저세상으로 가서 죽은 사람과 재회하고 위로를 받고자하는 심리로 자살을 선택한다. 마지막으로는 특별한 이유 없이 자살을 선택하는 사람 중에는 남들이 모르는 정신의학적 질환을 앓고 있는 경우가 있다. 모든 자살자의 60-80%는 정신의학적 문제나 질환을 가진다는 통계가 있다. 우울증, 양극성장애, 조현병, 약물남용, 알코올 관련 장애 등이 주된 문제들이다.

      

청소년 자살의 특징은 자살성공률이 높지는 않지만, 자살 시도률은 모든 연령층을 통틀어 가장 높다. 10대의 사망 중 자살로 인한 사망이 가장 높은 위치를 차지한다. 글레이져 등에 따르면, 청소년의 자살 이유는 타 연령층에서 가장 중요한 원인이 되는 우울증으로 인한 경우는 10% 미만이고, 충동성이나 남을 조종하려는 의도, 가족이나 친구들에게 복수하려는 의도가 결정요인으로 나타났다. 굴드 등은 청소년 자살의 대부분이 대인관계의 갈등이나 상실이 자살의 촉발인자가 된다고 보았다. 엘킨드 등은 가상적 청중이란 개념을 도입하여 자신이 자신의 행동, 외모, 생각, 감정에 몰두하는 것과 같이 다른 사람들도 나의 행동, 외모, 사고, 감정을 주목할 것이다라고 남을 지나치게 의식하여 고민한다고 하였다. 청소년들은 유명인이나 가까운 사람이 갑자기 자살을 하면 나도 저렇게 죽으면 편하지 않을까혹은 나도 그 사람을 따라 죽고 싶다는 마음에, 자살을 시도하는 베르테르 효과라는 모방자살의 경우도 많다. 이 시기는 아직 확고한 자신에 대한 주체성이 확립이 되지 못하여, 자신의 미래의 꿈이나 이상을 쫒아 어려움이 있더라도 확고한 신념을 가지고 일을 해결해 나갈 힘이 부족하다. 그래서 타인의 이야기에 영향을 받고, 눈치를 보고, 어려움이 닥치면 스스로 해결해 나갈 수 있는 힘이 부족하여, 쉽고 포기하고 극단적인 선택을 하기 쉬운 시기이다.

      

자살을 이야기할 때 가장 어려운 점은 너무 치명적이어서 죽음과 직결된다는 점이지만, 또 다른 점은 예측을 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치료하던 환자가 자살했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정신건강의학과 의사들은 정말 해지는 경우가 많다. ‘이 사람 정말 자살 위험성이 많아!’라고 생각해 보지 못했던 사람의 경우는 더 그렇다. 의사도 자살을 경험할 때 마다 엄청난 충격을 경험한다. 자살에 대해 책이나 언론, 사람들의 태도가 중요하다. 결코 감성적으로 연민하거나 미화해서는 안된다. 자살에 이르기까지 그 사람의 고민과 아픔, 갈등을 알고, 다른 대안은 없었는가를 생각해야 한다.

      

자살하는 사람의 특징은 있다. 자살 시도 전에 약 80% 이상의 사람들이 죽고 싶다는 표현을 누군가에게는 한다는 것이다. 그러기 때문에 평소와 다른 행동을 하거나, 자신의 신변을 정리하고, 작별인사를 하고, 평소 아끼던 물건이나 돈을 주어 버리는 등의 행동을 하는 경우에는 반드시 이유를 물어보고, ‘죽고 싶다는 등의 표현이 있다면, 정신건강의학과 의사 등의 전문가와 상담하도록 하여야 한다.

      

최근 국가나 지자체에서 정신건강증진센터나 교육청소속 ‘Wee센터등을 통해, 청소년 정신건강검진을 실시하고 있다. 그래서 일차검진을 통해 정서장애나 행동장애 등의 정신의학적 위험성이 있는 군을 선별하여, 2, 3차 심층검진을 통해 진단이나 치료를 시행하려는 노력이 있었다. 그러나 청소년은 학부모의 동의가 없이는 진단이나 치료를 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학부모에게 연락을 하면 우리 애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친구들이 오히려 문제다’, ‘정신질환자 취급을 한다’, ‘애 장래를 망친다는 등의 낙인을 걱정하여 치료에 비협조적인 경우가 많다. 실제로 아동의 고민이나 문제의 심각성을 잘 알지 못하는 부모도 상당히 많다. 학교 등교를 거부하거나, 청소년 비행 등의 문제가 벌어지거나, 자살시도 등의 사고가 생기고 나서야 사후약방문식으로 병원을 찾는 경우를 많이 본다. 일차적으로는 부모와 아동-청소년 사이에 많은 대화와 보살핌이 우선이겠지만, 국가에서 법적, 제도적으로도 문제가 발견된 아동, 청소년들에 대한 부모들의 관심과 치료적인 접근을 시도할 수 있는 대책의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동국대학교 경주병원 정신건강의학과장, 경상북도정신건강증진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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