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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건강칼럼6_외상후스트레스 장애의 진단과 치료(세월호 사건을 중심으로)

작성자 관리자 등록일 2016.01.11 조회수 2,578

정신건강칼럼6. 



외상후스트레스 장애의 진단과 치료(세월호 사건을 중심으로)

    

 

매일 방송되는 세월호 관련 뉴스를 보고 있으면, 실종자 구출 소식은 없이, 반복되는 사망자 관련 소식과 절망하는 가족들을 접하면서, 전국민들은 안타까움과 분노, 슬픔을 경험하게 된다. 모두가 죄인 된 기분이고 지금의 분위기로는 즐거운 일이 있어도 웃기도 어렵고 다른 사람들의 눈치를 보게 된다. 환자 진료에 힘쓰고 있는 의사들도 개인적인 불행감 뿐 만 아니라, 심한 불안감을 호소하는 환자들을 흔히 접하게 된다. 이런 환자들을 보고 있으면 어떻게 위로하고 어떻게 도움을 주어야 할 지 막막하고 힘들 때가 있다.

 

요즘 방송매체에서 자주 언급이 되고 있는 외상후 스트레스장애는 누구나가 충격을 받을 만한 외상을 경험한 후, 외상과 관련된 재경험을 하고, 외상과 관련된 상황을 회피하며, 감정적인 둔화, 각성이 증가된 상태를 지속적으로 보이는 질환으로 적어도 이런 상황이 1개월 이상 지속되는 경우에 진단하게 된다. 처음 이 병을 기술한 것은 미국의 남북전쟁 때 전쟁에 참여한 병사가 보이는 심한 불안증세를 Da Costa라는 사람이 병사의 심장(soldier's Heart)’ 라고 기술하였고, 일차세계대전 때 ‘Shell shock(포탄 작렬에 의한 충격)’, 그 외에도 유태인 집단수용소 생존자의 수용증후군(concentration camp sydome), 전쟁증후군(combat syndrome), 걸프전쟁으로 인한 Persian Gulf War Syndrome에 이르기 까지 많은 사람들이 외상의 경험으로 인한 여러 가지 어려움을 보고하였다. 우리나라의 경우, 종군위안부들에서 보이는 외상후 스트레스장애부터, 월남전 참전 용사들의 전쟁 후 장애,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 성수대교 붕괴 사고, 대구지하철 사고, KAL기 폭파 사고, 아웅산 폭파사고 등 국민들의 간담을 서늘케 하는 많은 사건과 사고, 이와 관련된 많은 어려움을 호소하는 환자들이 있었다.

 

외상후 스트레스장애는 정신과진단 중 불안장애 영역에 포함되어 있다가, 최근에 발표된 DSM-5에서는 스트레스 관련장애로 따로 분류하여 진단 및 치료를 한다. 그만큼 이 질환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는 실정이다. 외상후 스트레스장애는 일반인구중 유병률이 1~3% 정도라고 알려져 있고, 재난을 당한 사람들 중에는 5~75%까지 나타날 수 있으며, 어느 나이에서든 나타날 수 있지만, 특히 아동이나 청소년들이 이 장애에 취약성을 보인다고 한다. 외상후 스트레스장애가 나타나면 그 경과는 병을 앓는 기간이 1주일 정도로 짧은 경우에서부터 30년 이상의 오랜 고통을 받는 경우까지 다양한 경과를 보일 수 있다고 한다. 그러므로, 초기의 적극적인 대처가 병의 장기화를 예방하는데 중요하다. 외상후 스트레스장애를 진단하기 전에 짧은 기간 동안의 생활의 혼란을 보이는 적응장애나 급성스트레스장애 등이 나타나면 적극적 치료가 필요하다.

 

외상후 스트레스장애의 주된 증상은 실제적인 죽음이나 죽음의 위협을 느낄 만한 사건을 경험 한 후, 한 달 이상의 기간 동안 이러한 외상의 재경험, 외상이전에는 없었던 회피와 멍한 증상, 과각성 등 3가지가 특징적인 증상이다. 외상의 재경험은 고통스럽고 침습적인 회상이 계속되거나 사건과 관련된 꿈을 반복해서 꾸거나, 사건이 다시 일어나고 있는 것처럼 행동하거나, 외상을 상징하는 단서에 노출되었을 때 강한 심리적, 생리적 고통을 동반하는 것 중 한 가지 이상을 보이는 상태를 말한다. 회피와 멍한 증상은(다음 중 3가지 이상을 동반) 외상과 관련된 생각이나 느낌, 대화를 회피하고, 외상을 회상시키는 활동, 장소, 사람을 피하고, 외상 사건의 중요한 점을 기억하지 못하고, 중요한 활동에 흥미나 관심이 줄어들고, 다른 사람들과 동떨어진 느낌을 가지고, 사랑을 느끼지 못하는 등 정서적인 제한이 나타나고, 직업, 결혼 등 미래의 계획이나 기대를 하지 않게 된다. 과각성은 (다음 중 2가지 이상 동반) 잠을 들거나 유지가 되지 않고, 쉽게 흥분하거나 분노를 나타내고, 집중력의 어려움을 보이고, 과도한 각성상태를 보이거나, 조그만 자극에도 심하게 놀라는 반응을 보일 수 있다.

 

외상후 스트레스장애는 말 그대로 스트레스와 관련된 장애이다. 그러므로 이와 관련된 우리 뇌의 구조는 思考를 관장하는 전전두엽, 감정이나 기억과 관련된 해마와 편도 등의 대뇌변연계, 스트레스를 관장하는 HPA , 세로토닌과 노르에피네프린 같은 신경전달물질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우리 몸이 스트레스를 받으면 카테콜라민이 증가하여 심박동이 증가하고 혈압이 올라가는 등의 증상을 보이며, 내인성 오피오이드(엔돌핀)가 증가되고, HPA 축이 과활성화 되어 수면이나 불안, 우울 등의 증상을 일으키게 된다. 외상후 스트레스장애를 경험하기 쉬운 위험요소들을 살펴보면, 이전에 불안이나 우울 등의 정신과적 장애를 가졌던 사람, 사건에 대해 회피적인 방어기제를 많이 사용하는 사람, 사건을 경험할 때 감각적으로 멍해지거나 해리를 경험하는 경우가 흔하다고 한다. 그 외에도, 외상을 직접 경험한 경우, 외상 강도가 심한 경우, 외상을 길게 경험한 경우, 더 가까이에서 경험한 경우, 스스로 위험성을 더 강하게 인식하는 경우, 외상을 반복해서 경험하는 경우, 이전에 뇌를 다친 경험이 있는 경우, 어린시절에 학대나 외상의 경험이 있는 경우, 외상에 대해 스스로 조절을 할 수 없었던 경우, 외상후 스트레스장애의 위험성은 커진다.

 

외상후 스트레스장애를 경험하고 있는 환자를 진료할 때는 다음과 같은 점을 고려하여야 합니다. 1. 환자가 현재 안전하다는 점을 주지시킵니다. 2. 환자의 이야기를 잘 듣고, 안정감을 찾아줍니다. 3. 현실감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4. 환자가 사건을 회상하며 슬퍼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합니다. 5. 환자가 사건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6. 환자가 신뢰하고 좋아하는 사람을 만나 감정적인 지지를 받을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7. 환자 스스로가 자신을 조절하고 치유할 수 있는 방법을 선택하도록 합니다. 8. 이야기를 해나가는 동안 심리적 고통을 동반할 수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하고 이를 지지합니다. 9. 외상의 기억이나 감정반응, 신체반응 등을 조절하는 것을 목표로 삼는다. 10. 불합리한 죄책감을 덜어줍니다. 11. 급성스트레스 반응과 외상후 스트레스장애에 대한 교육을 실시합니다. 12. 생물학적인 증상을 조절해 줍니다. 13. 외상에 대한 인지적인 오류에 대해 치료를 실시합니다. 14. 사회적인 관계나 대인관계를 재정립하는데 도와줍니다. 15. 정서반응을 재조정해 줍니다. 16. 자존감, 자신감, 자기효율성 등을 획득할 수 있도록 정신적인 재활치료를 실시합니다.

 

심각한 증상을 보이는 환자나 자살 사고와 자살 행동, 위협 등의 위험 임박 싸인을 보이는 환자는 즉시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의 도움을 받아 약물치료와 입원을 포함한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합니다. 위험에 처한 환자를 일차적으로 접하여 진료하고 도움을 줄 수 있는 의사들에 대한 외상후 스트레스장애에 대한 교육과 지식이 너무나도 중요한 시점입니다. 우리 모두 당면한 슬픔을 잘 승화하여 우리 자신의 정신건강을 도모하며, 환자들의 고통을 덜어줄 수 있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동국대학교 경주병원 정신건강의학과장, 경상북도정신건강증진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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