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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건강칼럼9_정신사회적 치료의 중요성(약물치료와 함께)

작성자 관리자 등록일 2016.01.11 조회수 2,791

정신건강칼럼9.


정신사회적 치료의 중요성(약물치료와 함께)


정신건강의학과를 지원하여 공부하고자하는 전공의들에게 지원동기를 물어보면 십중팔구는 상처받은 환자의 마음을 치유해주기 위해서라는 답을 듣게 된다. 최근의 정신의학적 치료의 접근법은 20-30년 전에 비해 정신치료적인 방법보다는 약물치료적인 접근법을 더 중시하는 경향이 있다. 정신건강의학과 의사는 약물치료를 선택하던 정신치료를 시행하던 환자의 마음을 이해하고 공감하여 환자의 문제점을 파악하고, 가장 효과적으로 이것을 치료하는 사람이다. 정신건강의학과 의사들이 환자의 생각이나 정서에 공감하여 치료하는 점이 다른 임상과목을 전공한 의사들이 신체적 증상에 치중하는 면과 구별되는 점이라고 생각된다.


조현병, 우울증, 조울병, 불안장애, 불면증, 인격장애 등 정신의학적 병은 마음의 병인가? 아니면 뇌의 병인가?’ 정신의학자에게 주어진 명제들 중에서 이보다 오래된 것은 없을 것이다. 이에 대한 해답은 인간 행동을 통해서 찾으면 될 것이다. 정신과장애의 증상은 인간의 행동에서 일부 문제가 있는 부분이 병이라고 이해하면 된다. 인간의 행동을 결정하는 것이 단순하게 뇌에 의해서만 이루어진다고 보기는 어렵다. 사람이 태어나면서부터 가진 유전적, 기질적인 면에서부터 또래들과 유치원,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 사회생활에 이르기까지 자라면서 겪는 여러 가지 경험들과, 가장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부모의 양육태도가 사람의 인격이나 행동에 많은 영향을 미치게 된다. 현대 정신의학에서는 정신질환의 발병원인으로 생물학적 요인, 심리적인 요인, 사회적인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발병한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병의 원인에 대한 접근법으로 생물학적인 관점으로만 접근한다면, 뇌의 신경전달물질변화나 뇌구조물의 이상 등에만 관심을 두고, 치료에서도 약물을 통해 이러한 이상을 조절하는 것이 최선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런 태도는 다른 중요한 요인들을 빠뜨리는 오류를 범하게 된다. 결국 마음과 뇌는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대부분이 서로 일치하지만, 다른 부분도 있다는 점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환자들이 같은 진단을 받게 되더라도 병에 이르게 되는 과정과 그 원인은 모두 다르다. 부모가 정신과적인 질환을 가지고 있어서 유전적인 영향을 많이 받았거나, 자라면서 부모로부터 부적절한 양육을 받았거나, 형제들 간에 심리적 상처를 주고받았을 수도 있고, 이런 것들로 인해 심리적으로 결핍감을 느꼈다거나, 반대로 너무 많은 간섭으로 자율성의 침해를 받았을 수도 있다. 반면에 가정에서는 적절한 보살핌을 받았더라도, 사회생활을 하면서 학교 폭력, 왕따 등을 당해서 문제가 생겼을 수도 있을 것이다. 이처럼 정신의학적 치료는 인간에 대한 생물학적, 심리적, 환경적인 전반적인 시선이 필요하다. ‘특정 장애를 가진 환자들은 모두 어떤 특성을 가진다고 획일적인 접근을 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시각이다. 같은 부모에게서 태어난 형제나 쌍둥이도 서로 다른 성격이나 특성을 지닌다. 그러므로 환자마다 그 환자의 주관적 경험을 중시하는 치료적 접근이 필요하다.


고대 그리스, 로마시대나 우리나라의 삼국시대, 조선시대 기록에도 정신치료적인 접근을 강조하는 문헌이 남아있다. 체계적인 정신치료적 접근은 프로이트의 정신분석에서 시작되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이 후 많은 정신치료자들에 의해 다양한 정신치료적인 방법이나 시도가 이루어졌다. 하지만, 정신치료의 기본적인 개념은 환자가 어린 시절 정서적으로 중요한 사람과의 관계를 통해, 이런 경험이 좋았던 것이건 아니면 환자에게 상처를 주었던 것이건 이것이 무의식에 잠재되어 있다가, 그 이후의 생활에서 불쑥불쑥 나타나서 지속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역동의학적인 개념이 근간이 되었다. 그래서 정신치료자는 환자의 증상을 현재 나타나는 모습만을 보고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환자의 과거 경험을 조사하여 환자 개인적인 의미를 찾으려고 노력하게 된다. Alex Mauron은 유전자가 완전히 일치하는 일란성 쌍둥이도 서로 완전히 다른 성격이나 행동을 가지는 경우가 많다는 점에서 성장 발달의 환경적인 영향이 중요함을 주장하였고, RobinsonDNA가 유전에 관여함은 물론이고, 동시에 자라는 환경에 반응하는 것이 분명하다고 주장하였다. ,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유전자는 유기체의 여러 가지 특수한 경험을 토대로 환경적인 영향을 꾸준히 받아서 새로운 신경세포의 생성과 소멸 그리고 신경연결을 이루어나가서, 차차 자신만의 독특한 성격이나 행동 특성을 가지게 되는 것이다.

과거에는 정신치료의 효과에 대해서 환자의 주관적인 느낌이나 반응에 의존하여 이에 대한 회의론도 있었다. 하지만 현재는 f-MRI나 전자현미경 등 여러 영상의학적인 방법들의 비약적인 발전으로 인해 정신치료의 효과를 실제적으로 확인할 수 있게 되었다. 과거에는 성인기 신경세포의 생성이나 발달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하였으나, 해마에서 새로운 신경세포의 생성과 발달을 확인한 후 이에 대한 많은 연구들이 있었다. 정신의학적으로도 학습이나 운동, 항우울제의 사용과 함께 정신치료가 해마 세포의 활성을 높여준다는 사실이 확인되었다. 반대로 스트레스나 우울증,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해마 세포의 소실이나 위축이 관찰되었다. 정신치료나 약물치료를 단독으로 시행하는 것보다 병행 치료를 하였을 때 더 좋은 반응을 보인다는 많은 연구들이 있었다. 실제적인 임상 정신의학에서도 두 가지 치료의 병행이 일반적으로 가장 효과적인 치료법으로 인정받고 있다. 그러나 정신치료와 약물치료의 효과가 나타나는 기전이 전혀 다른 뇌 부위에 작용한다는 보고가 있었다. Goldapple 등은 우울증 환자를 대상으로 인지치료를 시행한 후 PET를 촬영하여, SSRI계 항우울제인 paroxetine을 사용한 환자와 비교하였다. 두 그룹이 모두 우수한 치료 효과를 나타내었다. 그러나 정신치료를 시행한 군은 전두엽과 해마의 대사 증가를 나타내었고, paroxetine을 사용한 환자군은 전두엽 피질의 대사 활성은 나타났으나 뇌간과 subgenual cingulate에서는 활성 감소를 보였다. 이런 결과는 정신치료와 약물치료가 모두 효과적인 치료법이지만 뇌의 서로 다른 부분에 작용하여 효과를 나타내며, 같이 사용하였을 때 상승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증거를 이야기해 준다.


조현병 환자에서는 너무 분석적이고 집중적인 치료보다는 지지적인 치료가 도움이 된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정신치료적 접근 방법이 환자의 약물순응도와 병에 대한 인식 개선에 많은 도움이 된다는 보고가 있었다.

우울증 환자의 치료에 있어서 단기 대인관계 치료와 인지행동치료가 약물치료 만큼 효과적이었다고 보고가 있다. 그리고 정신치료와 약물치료의 병합요법이 단독치료보다 효과적이라는 다수의 보고가 있었다. Nortriptyline과 대인관계치료를 같이 시행하면 장기적인 이점이 있다는 보고가 있었다. Nefazodone과 인지행동치료를 병합했을 때 효과적이었다는 보고도 있었다. 주요우울증과 기분부전증 환자를 대상으로 정신치료와 약물치료의 효과를 연구한 Imel 등의 연구에 따르면, 정신치료와 약물치료가 모두 치료에 효과적이었지만, 차이점은 약물치료가 기분부전장애의 급성기 치료에 효과적이었고, 추적치료에서는 정신치료를 시행하였을 때 환자가 치료를 잘 유지하여 치료중단으로 인한 재발을 방지하는 장점이 있었다. David J. Miklowitz가 발표한 양극성장애 환자의 치료에서 정신치료 효과에 대한 메타분석에 따르면 가족치료와 대인관계치료, systematic care는 초발 후 시행하였을 때 가장 효과적이었으며, 인지행동치료와 정신과적 교육은 회복기에 효과가 있었다. 그리고 가족치료와 인지행동치료는 조증기보다 우울증 삽화에 더 효과가 있었다고 보고하였다. 전반적으로 조증기 삽화에서 정신치료를 시행하면 약물 순응도를 높이고, 기분 증상을 인식하는데 도움이 되었으며, 우울증 삽화에서는 인지치료와 대인관계의 대응전략을 시행하는 것이 치료에 도움이 된다는 점을 강조하였다.


불안장애 환자의 치료에서 정신치료적인 접근법이 효과적이라는 보고가 있었다. 불안장애 환자에서 약물치료를 통해 완치에 이르지 못한 경우, 부가적으로 인지치료를 시행하여 분석한 Helga Rodrigues 등의 메타분석 연구 결과를 살펴보았다.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 환자를 대상으로한 4가지 연구에서 인지치료는 모두 효과가 있었으며, 60%에 이르는 완치율을 나타내었다. 공황장애 환자를 대상으로한 5개의 연구에서는 공황 증세, 광장공포증, 예기불안 등의 호전이 관찰되었으며, 완치율은 10 - 64% 까지 다양하게 나타났다. 강박장애 환자를 대상으로한 경우가 8개로 가장 많았는데, 모든 연구에서 강박장애의 Y-BOCS 점수의 호전을 나타내었다. 이 연구에서는 범불안장애나 사회공포증에 대한 결과가 없어서 아쉬웠다. 하지만 외상후 스트레스장애, 공황장애, 강박장애 등 불안장애의 치료에서 인지치료가 효과적이라는 긍정적인 결과를 보여주었다.


현대 사회에서 정신건강의학과 의사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사회가 더 복잡하고 다양해질수록 그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은 직업적 역할에 있어서나, 가족, 동료들과의 대인관계에 있어서 다양한 스트레스와 어려움을 경험한다. 이런 환자들의 치료에 있어서 정신건강의학과 의사의 공감능력과 이에 따른 치료법이 절실히 요구된다. 이러한 정신치료적인 능력은 체계화된 교육과정을 통해서만 이루어 질 수 있다. 정신치료는 치료자의 인품과 타고난 인간에 대한 사랑과 공감 능력이 중요하다. 하지만 적절한 교육이나 지도 없이는 환자의 상처난 마음을 이해하고 이에 따른 적절한 치료법을 제시하기가 쉽지 않다. 4년의 정신건강의학과 수련 기간 동안 부족하지만 지속적으로 자신의 문제점에 대한 자기 분석과 고민, 그리고 지도정신치료자의 훈육이 꼭 필요한 이유이다.


동국대학교 경주병원 정신건강의학과장, 경상북도정신건강증진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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