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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건강칼럼2_대학생의 음주 문화 이대로 좋은가? 블랙아웃은 무엇이며, 그 영향은?

작성자 관리자 등록일 2016.01.11 조회수 2,969

정신건강칼럼2. 



대학생의 음주 문화 이대로 좋은가? ; 블랙아웃은 무엇이며, 그 영향은?

 

 

우리나라는 외국에 비해 술에 대해 매우 관대한 편이다. 술을 자주, 그리고 많이 마신다. 우리 국민의 알코올 소비량이 연간 소주 50, 맥주 100병으로 세계 5위이다. 위스키 수입은 세계 1, 알코올 남용과 알코올 의존을 포함한 전체 알코올 중독자의 평생유병율이 전 국민의 22%이다. 엄청난 사람들이 술의 노예로 살고 있다는 이야기이다. 대형 정신병원의 입원 환자들의 상당수가 알코올 관련 질환으로 입원 중이다. 우리나라에서 모든 일이나 모임에서 술이 빠지는 경우는 거의 없다. 술을 먹고 실수를 하거나 행패를 부려도, ‘술 마셨으니까라고 이해하고 넘어가는 경우도 많다. 이런 문화가 많은 알코올 중독과 의존 환자를 만드는 것이 아닌가 싶다. 특히 중요한 문제점은 너무 어린 시기에 알코올에 노출된다는 점이다. , 고등학생들도 쉽게 술을 접하고, 대학생이 되면 거의 매일 술독에 빠져 사는 학생들도 있다. 그러다 보니 술을 마신 후 고성이 오가고 싸움이 일어나기도 하고, 아침에 일어났을 때 전날 자신의 행동에 대한 기억이 없어 당황스러운 경우도 있다.

    

정신의학적인 면에서 알코올로 인한 블랙아웃(alcohol-induced blackout)은 심한 알코올 남용을 한 사람에서 나타나며, 이런 사람들은 아침에 일어났을 때 자신이 술에 만취하고 난 이후의 일들을 기억하지 못한다. 또한 이런 사람들 중에는 블랙아웃 상태에서 은밀한 장소에 돈을 감추어두거나, 다른 사람들에게 싸움을 거는 등의 행동을 보이기도 한다. 급성 알코올 중독 후 나타나는 기억장애는 간밤에 했던 이야기나 했던 행동을 기억 못하는 삽화적인 기억장애가 많다. 블랙아웃은 기억장애의 정도에 따라, 간밤의 일이 드문드문 생각이 나거나, 어떤 실마리를 제공하면 기억을 해내는 경우와 같이 부분기억장애를 보이는 경우를 그레이아웃(grayout)이라고 하고, 완전한 기억장애를 블랙아웃이라고 한다. 블랙아웃은 술을 마신 후 말을 하거나, 운전을 하는 등의 기술적인 면은 수행할 수도 있지만, 취한 후에 일어난 새로운 기억을 하지 못하는 경우를 말한다. 연구들에 따르면 알코올은 후향성 기억장애를 일으키는데, 지난 일을 기억을 하지 못하는 것 뿐 만 아니라, 취한 상태에서는 새로운 기억을 뇌 속에 등록하는 일을 어렵게 만든다.

 

블랙아웃의 원인에 대한 최근의 연구들을 살펴보면, 뇌의 특정 부분이 취약성을 보인다는 보고가 있는데, 이들 중에는 인간의 학습이나 기억과 관련이 있는 해마가 세포 차원에 이르기까지 영향을 받는다는 연구가 있다. 또한, 블랙아웃을 보이는 사람은 인지능력이나 판단력, 기억력 등을 관할하는 양측 전전두엽과 후측 두정엽으로 가는 혈액 내 산소량이 정상인에 비해 부족하다는 보고도 있었다. 블랙아웃의 위험성은 혈액 내 알코올 농도(BAC)에 비례하여 높아진다는 보고가 있다. 우리나라에서 음주 운전에 따라 법적인 제재를 받는 기준이 되는 혈중 알코올 농도가 0.05g/dL이다. 이 정도에서는 발음이 꼬이고, 걸음걸이가 불안정해 진다. 블랙아웃이 생기는 기준이 되는 알코올 농도가 0.25g/dL 정도라고 한다. 0.31g/dL에서는 50%이상의 사람들에서 블랙아웃이 나타나고, 0.4g/dL 이상을 보이는 사람은 사망에 이르게 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모든 사람이 블랙아웃을 경험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므로, 알코올이 중추신경계 취약성에 관여하는 요인들 중에는 유전적인 요소를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 어떤 사람은 단 한 잔의 술에도 얼굴이 달아오르고, 심장이 터질 듯이 뛰고, 머리가 깨질 듯이 아프며, 심한 경우에는 매우 과민한 반응을 보이면서 정신을 잃거나, 과격한 행동을 하는 등의 증상을 보이기도 한다. 이런 경우 대부분 선천적으로 알코올 분해 효소가 결핍된 사람일 가능성이 많다. 이런 사람에게 억지로 술을 권하는 등의 행동은 금물이다. 큰 사고가 나거나 심한 경우 사망에 이르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Marlon 등의 보고에 따르면, 미국과 캐나다의 대학생 1000명을 대상으로 블랙아웃을 경험했던 사람과 그렇지 않았던 사람을 24개월 동안 추적 관찰하였을 때, 이전에 블랙아웃을 경험했던 사람의 25.6%가 알코올과 관련된 사고를 일으켰으며, 남녀 간의 차이는 없었다. 그런데, 기준 시점에서 1-2차례의 블랙아웃을 경험했던 사람에 비해, 6차례 이상의 블랙아웃을 경험하였던 사람의 사고율이 2배 정도 높았다. 이러한 블랙아웃이나 알코올과 관련된 사고는 어린 나이에 술에 접하는 경우, 이전에 사고병력이 있는 경우, 술을 많이 마실수록, 그리고 자극적인 것을 바라는 경향이 높을수록 위험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므로 블랙아웃은 대학생 음주자의 사고와 직접적인 연관성이 있다고 발표하였다.

 

대학시절의 과도한 음주는 단순한 낭만으로 치부하기에는 너무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으며 그로인한 부작용도 많다. 대인관계나 사회 활동에 윤활유 역할을 하는 사회적 음주를 탓할 사람은 없다. 그러나, 너무 지나친 음주로 인해 건강을 해치게 되거나, 블랙아웃을 경험하는 경우에는 그 심각성을 인식하고 단주하여야 한다. 이러한 블랙아웃은 일시적인 문제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향후 지속적인 알코올 관련 장애를 유발하고 대인관계나 사회적 활동에 많은 제약을 초래하게 된다. 대학생들의 건전한 음주 문화 정착을 기대해 본다.


동국대학교 경주병원 정신건강의학과장, 경상북도정신건강증진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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